나의 이야기

[스크랩] 저 슬픔 어쩌지요?

버석이 2014. 5. 5. 18:49

 

저 슬픔 어쩌지요?

 

                                            솔뫼 임충빈

 

 

  

 은혜와 사랑이란 5월의 문턱에서 긴 연휴를 이용, 답답하고 슬픈 마음 달래려는 나들이객들이 서울에서 멀지 않은 안성의 산과 들을 찾아 조용한 산사나 자연에 안겨 마음 추스르기에 안성맞춤이다.

 칠장사둘레길을 걷기 위해 찾아가는 가로수 따라 초파일 연등(蓮燈)이 살며시 부는 바람결에 흔들거리며 자비로움을 뽐내기도 하며 온 세상이 연초록 물결로 변하고 칠현산을 오르는 비탈길엔 어느새 새하얀 아카시아 꽃들이 하는 함성으로 피어나는 것을 보면, 고향 가는 동네 언덕길에 찔레꽃도 순백으로 가냘프게 피어나고 있음이 보이는 듯하다.

 보름간 밤낮을 가리지 않고 진도 앞바다 슬픔의 장면들이 여기저기 도배하여 마음 허전하고 슬픔으로 미어져 그 서러운 영혼들이 울부짖고 있는 것 같아 ‘4월 그날을 꼭 기억해야지.’ 하고 다짐하지만, 왠지 부끄럽고 미안한 생각을 쉽게 지울 수 없어 답답하기만 한 것은 나만의 감상일까?

 바다, 우리에게 이로움만 주는 아니라 잘못 이용하면 때론 재앙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어쩌면 놓치고 사는 삶의 진실 앞에 부끄럽고 그날 이후 결국 아무도 살아 돌아오지 못하는 현실에 분노한다.

가라앉는 배를 지켜보면서 희망은 좌절되고 얼마나 마음 졸이며 눈물마저 말라가고 슬픔은 무뎌지더라도 제발 살아와 줘를 두 손 모았던가.

 길지 않은 근대화와 민주화, 물질만능주의에 가려져 화석처럼 굳어진 비뚤어진 양심과 허울뿐인 법치에 당연한 업보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나의 민낯을 보는 것 같아 부끄럽기만 하다.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분명히 알려졌다.

 세월호는 언제나 우리 곁에서 두 눈 부릅뜨고 우리를 지켜볼 것이며 지구촌이 우리를 주시하고 있다. 고등교육 이수자가 많고 문맹률 0% 수준에서 법이나 양심보다는 끼리끼리’ ‘대충대충’ ‘빨리빨리를 먼저 생각하는 우리 세대의 뼈저린 반성이 앞서야 한다. 법이나 규정이 마무리 잘되어 있어도 이를 지키고 실행하는 것은 역시 사람이다. 최소한의 희생정신, 철저한 직업의식, 공익우선의 법치주의 따위가 거창한 애국심을 거론하기에 앞서 철저하게 교육하고 훈련되어야 할 때다.

 형식이나 허울을 벗어던지고 실질을 숭상하면서 내실을 우선하는 처절한 혁신이 요구되며 이번 기회에 환골탈태하지 않으면 절호의 기회를 잃게 된다. 후회막급일 것이다. 우리는 한다면 할 수 있는 자신과 능력 있는 국민임을 세계가 인정하듯이 이제 힘 모아 실천하여야 한다.

오늘의 이 초라한 모습을 다음 세대에 물려 줄 것인가?

 부끄럽다. 반복되는 후진국형 안전사고, 빈발하는 크고 작은 사건·사고는 모두가 우리의 잘못이다. 이 엄청난 대가를 치룬 교훈, 더 이상 부끄럽지 않게 나만 잘 살려고 내 가족만 행복하면 된다는 작은 마음을 버리고 나라와 민족을, 사회와 공동체를 먼저 생각하는 큰 생각을 가져야 할 때다.

  꽃과 희망으로 가득한 5월의 밤과 낮, 어딜가나 좋은 산과 들, 우리가 더불어 서로 마음을 보듬어 줄 좋은 때 그동안 답답하고 찌든 마음일랑 자연에 잠기면서 치유(힐링)해보는 짧은 나들이도 또 다른 삶에 보템이 될 것이다. (2014. 5. 1. 근로자의 날)

출처 : 안성문협
글쓴이 : 임충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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