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잘 살펴 보세요

버석이 2011. 2. 6. 11:55

 

-과학적 사기, 현대판 악령, 혹은 선무당의 과학


 

정신병은 두 가지로 크게 나눈다. 엄밀하게 분류하지 않고 대략 거칠게 분류하면 대개 사고가 정상적인 환자는 신경증이라 하며 강박증이 대표적이고, 환청, 환각 등을 느껴 사고가 비정상으로 보이면 정신증이며 정신분열증이 대표적이다.

정신증 환자의 환각, 환청 등의 증상에는 흥미로운 것이 있다. 즉 시대상을 반영한다는 것이다. 19세기 이전에는 귀신이나, 조상 등이 주로 환각, 환청을 느끼게 했다고 표현하는데 20세기 후반부터 과학이 도입된 나라에서는 환청을 예로 들면, 자기의 마음이 도청당하고 있다고 표현하는 환자가 많아진다.

옛날에는 병을 악령이 원인으로 생각하였고, 한국의 경우, 천연두의 신이 마마는 아직도 많이 역사나 의학에 인용될 정도이다. 그런데 악령도 시대에 따라 변하는 것처럼 보인다. 정신분열 환자의 환청과 환각 등에도 시대상이 반영되는 것처럼 악령도 과학의 발달에 따라 과학적이 되는 것처럼 보인다.

말하자면 악령은 여전히 이 세상에 출몰하고 있는 것이다. 과학이란 옷을 입은 것이 다를 뿐. 악령도 시대에 맞추어 과학의 옷을 입고 등장하는 것이다. 그런데 악령이 인간을 속일 때 어떻게 속일까? 그렇다. 악령이 하는 말이 모두 거짓은 아니다. 99%는 진실이다. 그런데 마지막 결론에서 거짓인 것이다.

처음부터 허무맹랑한 거짓말을 하면 누가 믿겠는가? 현대판 악령인 사이비 과학도 이와 같이 처음에는 그럴 듯한 과학적 설명을 한다. 다시 말하자. 과학이 성립하기 전에 사기꾼들은 종교를 배경으로 사기를 쳤다.

그러나 과학의 시대인 현대에서는 과학을 배경으로 사기를 치는 것이다. 처음에는 그럴 듯한 과학 이론을 늘어놓지만 결론은 철저히 비과학, 반과학인 것이다. 현대판 악령은 과학의 옷을 입고 나오는 것이다. 그러므로 과학을 주장하는 사이비 의료, 의학적으로 검증 받지 못한 주장은 반드시 결론을 잘 살펴보아야 한다.

이러한 주장 중에 대표적인 것이 이른바 산성체질, 알칼리성 체질이라는 것이 있다. 단언하건대, 인체를 알칼리성으로 만들어준다는 약이나 의료기기는 일단 사이비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러한 주장은 대부분 유감스럽게도 과학과 의학에 대한 철저한 이해가 없는 그야말로 무늬만 과학이다. 이러한 허위 주장에 속지 않기 위해 인체의 산성도에 대해 알아보자.

산이란 쉽게 말해 화학 반응에서 수소 이온인 H+를 주는 것을 말한다. 산성도를 뜻하는 pH는 (여기에서 p는 약속 상 반드시 소문자로 하여야 한다.) H+, 즉 수소이온 농도와 반비례관계로 표시된다.

이러한 오류의 예를 들면 경주 한화 콘도의 온천 사우나 선전문에는 PH라고 하면서 수소 이온 농도라고 설명하면서 한 문장에 벌써 pH를 PH로 쓰고, 수소이온 농도와 반비례 관계를 비례관계로 잘못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오류가 사이비 약과 치료기에 종종 등장하므로, 산성 체질, 알칼리성 체질을 말하는 사람들이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고 하고 있다는 증거가 된다. 인체의 정상 산성도(체액, 혈액)는 pH=7.4이며 7.35-7.45까지는 정상으로 본다.

여기에서 문제는 무엇일까? 인체는 항상성으로 인해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항상 혈액의 산성도는 7.35-7.45를 유지하고 있다. 인체에 문제가 생기면 혈액은 산성화가 될 수 있다. 문제는 적어도 응급의학에서는 이러한 혈액의 산-염기도 이상을 강제로 교정하면 몇몇 예외는 있지만 대부분 오히려 더 해롭다는 것이다.

즉 인체의 문제를 먼저 교정해야지 인체의 문제(질병)는 그대로 두고 산성도만 교정하면 문제를 더 악화시키게 된다는 것이다. 즉 질병으로 인해 혈액이 산성화되면 인체의 여러 가지 반응 중에 하나는 호흡을 증가시켜 이를 교정하려고 한다. 그러므로 억지로 산성도를 교정하면-알칼리화 시키면, 호흡을 덜하게 되고 이것이 인체에 더욱 해롭다는 것이다.

두 번째 문제는 원인 결과를 거꾸로 해석하는 것이다. 인체의 혈액이 산성화되어 몸에 질병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인체에 질병이 생겨 산성화되는 것이다. 그런데 대개의 비과학적 약품이나 의료기기는 산성이 되어 질병이 생기는 것처럼 설명하고 있다. 원인과 결과를 거꾸로 해석하는 전형적인 예이다.

다시 자세히 살펴보자 인체의 혈액의 산-알칼리 상태는 의학적으로는 4가지로 나눈다.
1. 대사성 산증
2. 대사성 알칼리증
3. 호흡성 산증
4. 호흡성 알칼리증

여기에서 4가지 모두 인체에는 해롭다. 그리고 대사성 산증이나, 알칼리증이 생기면 호흡으로 이를 교정하게 된다. 즉 대사성 산증이 생기면 호흡적으로는 알칼리증이 되어 인체의 혈액은 우선적으로 혈액의 산성도, pH를 7.4에 가깝게 하려고 신체의 모든 부분이 작용을 하는 것이다.

역으로 호흡성 산증이나, 알칼리증이 생기면 대사성 알칼리증, 산증이 되어 이를 교정하게 된다. 나아가서 정상적인 상태라면 인간은 pH가 7.35-7.45 사이에 있게 된다. 그러므로 산성 체질, 알칼리성 체질이란 말은 말 자체가 성립할 수가 없는 것이다.

이러한 말을 하는 사람은 체액-혈액의 산성과 알칼리성에 대해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단언해도 좋을 것이다. 다시 말해 체액을 알칼리화 시킨다는 말은 곧 정상인 사람을 환자로 만들겠다는 말과 같은 말이다.

진실로 체액을 알칼리화 시킨다면 잘못하면 호흡부전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 이러함에도 체액을 알칼리화 시킨다는 약과 의료기기를 과학적, 의학적인 것처럼 위장하는 선전은 과학시대에 새로이 등장한 악령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알칼리성 체질이 좋다는 말은 인체의 체액, 혈액이 약알칼리성이라는 데서 나온 엉터리 추론에 불과하다. 의학적으로는 7.4가 중성인 것이다. 그러므로 알칼리성 체질이 건강하다는 말은 의학적으로는 틀린 말이다.

이 글은 과학적인 근거를 납득할 수 없는 한 의료기기에 대해 한 독자의 메일에 답하기 위해 쓰여진 것입니다. 가능하면 다음 글에는 이러한 의료기기가 과학과 의학을 내세우고 있지만, 과연 과학적, 의학적으로 타당한가를 검토해 보겠습니다. 현재 이 의료기기에 대해 식품의약국 안정청과 청와대 인터넷 신문고에 질의 중이기에 질의에 대한 응답이 오는 대로 검토해서 글을 올리겠습니다.

하니리포터 김승열 기자antius@hani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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