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똘배가 개울가에 자라는

버석이 2010. 9. 10. 21:10

똘배가 개울가에 자라는
숲속에선
누이의 방도 장마가 가시면 익어가는가
허나
인생의 장마의
추녀 끝 물방울 소리가
아직도 메아리를 가지고 오지 못하는
팔월의 밤에
너의 방은 너무 정돈되어 있더라
이런 밤에
나는 서울의 얼치기 양관(
洋館) 속에서
골치를 앓는 여편네의 댓가지 빽 속에
조약돌이 들어있는
공간의 우연에 놀란다
누이야
너의 방은 언제나
너무나 정돈되어 있다
입을 다문 채
흰실에 매어 달려있는 여주알의 곰보
창문 앞에 안치해 놓은 당호박
평면을 사랑하는
코스모스
역시 평면을 사랑하는
킴 노박의 사진과
국내소설책들
∙∙∙
이런 것들이 정돈될 가치가 있는 것들인가
누이야
이런 것들이 정돈될 가치가 있는 것들인가.


김수영의 절창 ‘누이의 방’이 절묘하게 어울리는 날씨입니다. 허나, 이 가을장맛비는 농민의 주름살을 더 깊게 패고, 채소값 폭등으로 무거운 주부들 가슴에 추석 차례상 걱정의 돌을 얹는 무거운 비일 겁니다.

우리말 뿌리로 살펴보면 장마는 ‘긴(장, 長) 물’이라는 뜻이고 옛날에는 ‘오란비’라고 불렀다죠? 
우리말에는 가을 오란비의 세찬 비를 가리키는 말이 많습니다. 땅을 다지는 농기구인 달구로 짓누르듯 거세게 내리는 달구비, 굵고 세차게 퍼붓는 작달비, 장대처럼 굵은 빗줄기로 세차게 퍼붓는 장대비, 맞으면 따가울 정도로 굵고 세찬 채찍비, 물을 퍼붓듯이 세차게 내리는 악수 또는 억수∙∙∙. 또 장마철에 큰비가 온 뒤 잠시 멎었다가 다시 내려 명개(갯가나 흙탕물이 지나간 자리에 앉은 검고 고운 흙)를 씻어내는 비는 개부심이라고 합니다

요즘 같이 끄느름하게(어두침침하게) 오래 내리는 비를 ‘궂은비’라고 하는데, 궂은비가 이어지면 인체도 궂어집니다.

뇌에서는 멜라토닌, 세라토닌 등 호르몬의 분비 시스템에 이상이 생겨 쉽게 피로하고 불면, 우울 등의 증세가 나타납니다. 애주가는 술이 더 당기게 되는데 궂은 날에는 뇌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고주망태로 취하기 십상입니다. 지금처럼 늦더위에 장마가 겹치면 불쾌지수가 높아져 괜한 일로 말다툼을 하곤 합니다. 부부싸움도 잦아지지요. 비가 오면 ‘신경통’이 온다지만, 대부분 관절염이 도지는 것입니다. 관절에 문제가 있는 분들은 먹구름, 빗소리와 함께 ‘통증’이 엄습하지요. 

그래서 장마철에는 건강에 더욱 더 신경을 쓰셔야 합니다.

우선 주변을 밝게 꾸미고 밝은 음악을 들으세요. 일부러라도 웃으시길 바랍니다. 거울을 보며 억지로라도 웃으면 몸이 마음을 따라갑니다. 마음이 밝게 바뀌면 이제는 몸이 상쾌한 마음을 따라갑니다.

오늘 내일 짜증이 나거나 괜스레 울가망해지면 일부러라도 하하하 웃으세요. 수고스럽겠지만 유머를 찾아서 나누시고, 누군가를 칭찬하세요.

먹구름의 그림자가 낀 궂은 날씨이지만 굵은 빗줄기 속 환한 코스모스, 두두둑 빗소리 속의 요들송이 돼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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